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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즙이 살살~ 입안이 달달…떡갈비 앞에선 王체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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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덕인관 댓글 0건 조회 14,270회 작성일 19-10-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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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한 향기로 남녀노소를 통틀어 애간장을 녹이는 떡갈비는 갈빗살을 다져서 양념한 후 갈비뼈에 얹어 구운 요리다. 갈비에 붙은 살을 떼어 내 수십 차례 칼집을 넣어 다지고 양념하여 동그랗게 빚어 석쇠에 굽는다.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원래 궁중에서 전파된 임금이 즐기던 고급 요리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임금이 체통을 벗어던진 채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어 젓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있게 만들게 됐다고 한다. 쇠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아 ‘떡갈비’로 불린다.  

기름 부위를 뺀 살코기를 다져서 먹는 사람은 편하지만 만들기 쉽지 않다. 어린아이나 이가 부실한 노인들이 질긴 고기를 뜯어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더 환영받는 음식이 바로 떡갈비다. 요즘은 갈비 고유의 맛과 간편한 조리 방법으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전라도 담양, 화순과 경기도 광주, 양주 일원에 전해져 오고 있다. 향토색에 따라 그 요리법이 전혀 다르게 발전해 왔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왔다는 떡갈비는 전남 지방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불린다. 먹거리가 풍부해 다른 지역에 비해 요리법이 뛰어난 남도 사람들의 손맛이 더해지면서 음식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소떡갈비, 돼지떡갈비, 염소떡갈비 등 종류도 다양하다. 2일 전문가들에게 들은 남도 떡갈비 얘기를 정리한다. 

담양군은 떡갈비의 원조 지방이다. EBS가 출간한 책 ‘천년의 밥상’에는 1419년 조선 외교관으로 일본에 당당하게 맞섰던 노송당 송희경(1376~1446) 선생에 의해 담양에 전해졌다고 적혀 있다. 왜구가 해적짓을 일삼자 세종이 대마도를 정벌한 후 1420년 사신으로 파견된 송희경은 일왕 신하들로부터 명나라 연호를 일본의 연호로 바꾸라는 위협을 받고 “내가 죽음을 당하더라도 우리 임금의 글월을 고칠 수 없거니와 어찌 왕명을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라고 거부했던 위인이다. 그후 노송당이 조정을 떠나 담양에 정착해 궁중에서 맛보았던 진미 중 하나를 전하게 된다. 소갈비에서 살과 뼈를 분리해 갈빗살을 다지고 양념장을 발라 둥글게 만든 뒤 다시 뼈에 갈빗살을 붙여 석쇠에 구워내는 궁중 방식을 계승한 게 담양 떡갈비다. 담양 떡갈비는 조선시대 어른들이 먹기 편하도록 만들었다고 하여 ‘효갈비’로도 불렸다. 

오늘날 떡갈비 하면 담양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해진 비결엔 자연환경이 큰 몫을 차지한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와 그 사이를 스치는 청량한 바람으로 재워낸 담양 떡갈비는 숙성도를 으뜸으로 쳐준다. 음식의 고상한 맛 또한 조선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전통이 깊다. 1960년대 말부터 광주 인근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뜨게 됐고 1970~1980년대에는 남도음식의 대표적인 맛으로 자리를 잡았다. 1997년 제4회 남도음식 대축제 향토식당 부문에서 담양에 있는 ‘덕인관 떡갈비’가 대상을 수상하면서 그 흉내를 내는 식당들도 늘어났다. 

우선, 담양 떡갈비는 다진 쇠고기살을 쓰지 않는다. 처음부터 쇠고기 갈빗살을 골라 등심 부위에 잔 칼질을 한 후 3번에 걸쳐 양념을 고르게 바른다. 양념한 갈빗살을 채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기름기를 골라낸 후 갈빗살이 떨어지지 않게 빗살처럼 잔 칼집을 적당히 하고 나서 다진 양념을 버무린 다음 본 양념을 해 알맞게 구워내는 게 숨은 노하우다. 귀찮을 법하게 손이 많이 가지만 대신 “갈비는 뜯는 맛”이라는 말처럼 부드러운 쇠고기맛과 갈비 뜯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크기도 아이들 손바닥만 해서 먹기 편하며 모양이 곱고 정갈하다. 

가스 불 대신 참숯 향으로 구워 더 제 맛이 난다. 설탕·마늘·양파·배즙·정종·생강을 물에 넣어 끓인 후 장을 섞어 만든 양념장도 자랑거리다. 최근엔 소갈비살로만 만들어서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돼지떡갈비도 판매하고 있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503035001&wlog_tag3=naver#csidx4f1e3e9c5b4be619769cd61d4ab5e77 onebyone.gif?action_id=4f1e3e9c5b4be619769cd61d4ab5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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